미래를 내다보는 안목 (1)

중학교 3학년때인 1960년말 어느날 아버지가 싱글벙글하시며 무언가 묵직한것을 들고 집에 들어오셨다. 보니 영문 타자기 (typewriter)였다. Remington사 제품으로 portable이였데 색깔도 멋있고 새것같았다. 무역회사를 하시는 친구분 사무실에서 desktop (탁자) typewriter를 새로 사게 되었는데, desktop이 아무래도 portable보다 업무에 능률이 더 올라서 portable은 처리하려 한다는 말을 들으시고 약간 쓰던거지만 나한테 주려고 사오셨다, 나는 빡빡머리 중 3 남학생이 뭐 이런게 필요하냐고 하니, 앞으로 세상이 변해서 이제 문서작성을 비서한테 부탁하지 않고 누구나 다 직접 typing하는 시대가 오므로 아버지는 내가 지금부터 배우고 연습해서 (조기교육) 미래를 대비하였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때는 그것은 한국에서 지금으로 따지면 Mac Desktop computer중 제일 비싼것 보다 더 값어치가 나갔고 주위에서 사업체말고 개인집에서 사용하는 것을 못 보았으니 아주 귀한것이었다.

그러면서 타자학원에 등록하여서 배우도록 하라 하시어 떠밀려 학원에 등록하여 수강을 하니 수강실에 까까머리 중학생 나말고는 다 고등학교 여상에 다니는 여학생누나들이었다, 그때는 다들 교복을 입고 다닐때라서 나는 학교 뱃지가 있는 교모에 교복을 입고 들어가니 모두들 쳐다보고 웃는 것이었다. 나는 그날 집에 돌아와서 아버지한테 학원을 당장 그만 두겠다고 하니 역정을 내시어, 울면서 사정을 하여 혼자 책보면서 집에서 독학을 하겠다고 사정을 하여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학교에서 큰길건너 있는 여학교 학생들하고 우리학교 남학생들하고 같이 하는 영어회화 club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 club은 매주 일주일에 한번씩 모두 모여 영어로만 말하는 meeting시간을 갖었는데 그 meeting에서 당일 순서와 member들이 기고한 글들을 담은 영어주보를 나누어 주었다, 영어주보는 stencil 등사인쇄물로 매주 담당자가 시내 영국 성공회 교회에 들어가서 영문 타자기를 빌려 사용하여 준비해오고 있었다. 매우 번거로운 일이었는데 내가 집에서 typing을 해 오겠다고 하니 대 환영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매주 4장에서 8장정도하는 인쇄물을 위해 매주 typing을 해나가니 자연히 typing하는 실력이 늘게 되었다.

그후 나는 사회에 나가서 첫 직장부터 computer로 업무를 보는 일을 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몇십년동안 업무로 취미로 하루종일 keyboard앞에서 typing하는 인생을 살게 되었다. 선친의 미래를 보시는 안목에 고개숙여 고마음을 표시할뿐이다.